[서평]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2021. 12. 30. 22:45ㆍInsight/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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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마지막을 책과 함께! ]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들의 생존코드
< 목차 >
1. 프롤로그
2. 미래 핵심 가치 (창의성, 비판적 사고, 협업, 소통)
2-1. 나의 신념 그리고 재정립
2-2. 좋은 공부는 늘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만든다
2-3. 소프트웨어 공학 속 리더의 모습
3. 대학과 기업
4. 에필로그
1. Prologue
저자가 이 책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가치 체계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어떤 것들이 변하고,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
책의 내용은 간단하지만, 담겨있는 메시지는 절대 단순하지 않다. 이 책에는 전문가들이 예측한 미래 사회의 모습이 담겨있는데, 그렇게 펼쳐질 미래를 상상하다 보니 읽는 내내 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는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난 나만의 정답을 외쳐보고 싶었다. 그래서 책에서 제시하는 작은 주제들을 정리하여 내 생각으로 풀어 보았다.
2. 미래 핵심 가치: 변화에 반응하는 우리의 자세
책에서 제시하는 향후 필수적인 네 가지의 능력은 다음과 같다.
창의성, 소통, 비판적 사고, 협업
미래에 세상의 모든 쉬운 것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해결한다. 그리고 어려운 것만 남는다. 위에 제시된 네 가지 능력은 모두 향후 여러분들의 직장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다.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2-1. 미래 핵심 가치: 창의성
기존의 솔루션은 레드오션이다. 혁신적인 솔루션이 곧 블루오션, 경쟁력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가진 도구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열쇠와 자물쇠로 생각해볼까? 당신이 다양한 종류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자물쇠를 열어야 할 때, 가지고 있는 모든 열쇠를 일일이 다 넣고 돌려보며 시도해볼 것인가? 물론 이런 주먹구구식 방법도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결국 그 방법이 능사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시도에 드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고, 자신이 가진 열쇠를 모두 시도했을 때 열리지 않을 경우,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자물쇠를 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간단하다. 결국 어떤 형태의 물체가 이 자물쇠를 열 수 있는지 알면 된다.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뉘앙스는 완전히 다르다. 가진 도구가 아니라 필요한 도구를 파악하는 것이다. 실린더형 자물쇠의 경우, 내장된 드라이버 핀을 실린더와 실린더 플러그의 경계상 일직선으로 만들어줄 적절한 물체만 있다면 열쇠 없이도 자물쇠는 열 수 있다. 만약 필요한 도구가 없다면? 그땐 구하거나 만들면 된다! 가지고 있는 것에서 머무는 수동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능동적 인식으로의 전환이 곧 창의성의 원천이 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가?
무엇이 필요한가 또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없으면 있게 하고, 모르면 배워라.
그리고 써먹어라.
2-2. 미래 핵심 가치: 비판적 사고
인간은 본능적으로 익숙한 것에 끌리지만, 더 나은 것을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인지 편향'의 함정은 언제나 도처에 자리 잡고 있다.
2-2-1. 나의 신념 그리고 재정립
인간에게는 믿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중 자기의 능력이나 가치를 확신하는 자신(自信)과 자기의 품위를 스스로 높이는 자존(自尊), 두 가지의 개념은 모두 스스로 자기 생각을 신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춘 이는 자기 생각을 통해 스스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신념이 현실에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면, 비판적 사고를 통해 문제를 분석하고 원인을 찾아 최종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수정해야 한다. 만약 과거를 잊지 못하고, 변화한 현재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자신만의 작은 세계에 갇혀 사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것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아는 것이 힘이 되는 세상이다. 여기엔 내가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과 같은 메타인지 지식도 포함된다. 즉, 세상이 변화하여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생겨난다면, 이를 수용하기 위해 기존의 가치를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변화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기에 무조건적 수용 또한 옳지 않다. 여기엔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2-2-2. 좋은 공부는 늘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만든다.
어린 시절, 친구와의 장난이 기억났다. 친구는 내가 뭐라고 답하든 그 답변에 왜 를 붙여 되물었다. 끝없는 질문에 진절머리가 났지만, 되려 나만의 답을 찾기 위해 상상의 나래를 펼칠 기회가 되었다. 그 시간은 분명 나에게 좋은 공부였다. 반대로 이유 불문, 생각 없이 했던 공부들도 기억난다. 시험 직전의 벼락치기, 영어단어 깜지, 단순 암기하며 줄줄 읊었던 나날들. 이렇게 철저한 검증의 과정 없이 주입된 지식은 활용할 수 없었고, 쉽게 잊혔다.
좋은 공부란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피상적인 답을 내는 것에 익숙한가?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라. 이 답의 근거는 무엇인지, 근거는 과연 합리적인지, 이 근거에 다른 해석의 여지는 없는지. 비판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은 공부를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2-3. 미래 핵심 가치: 협업
독불장군의 시대는 갔다!
세상의 문제들은 점차 다원화되고 복잡해진다. 이를 스스로 해결하기엔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엇보다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강점이 두드러지되, 하나의 팀으로서는 서로의 약점이 보완되어 다방면으로 준비된 상태가 이상적인 팀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대학교 조별 과제 때, 어중간한 사람 여러 명보단 자료 조사, PPT 제작, 발표 등 특정 역할을 잘하는 사람들이 골고루 모일 때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2-3-1. 소프트웨어 공학 속 리더의 모습
세태가 급변하면서 회사의 업무처리 방식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개발 방법론을 예시로 들어보자. '폭포수 모델'은 처음부터 목표와 계획을 설정하고, 순차적으로 절차를 밟아나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개발 중에 소비자들의 필요를 반영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진행했더니, 정작 소비자들의 반응이 냉담하여 실적이 저조한 경우 무척 곤란하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애자일 프로세스'이다.
'애자일 프로세스'의 개발 선언은 다음과 같다.
'애자일 프로세스'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며 그들의 실제 필요를 반영하려는 정신이 깃들어있다. 한 달마다 동작 가능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팀원들은 매일 한자리에 모여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리더는 이에 맞춰 탄력적으로 계획을 조율한다. 빠른 소통을 위한 수평적 조직 구조에서 팀 리더는 자신의 선택을 고압적으로 강요하지 않는다. 리더는 서로의 소통이 원활하도록 도와주고,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여 토의 끝에 합리적인 선택을 할 뿐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책임과 피드백 모두 팀 전체가 분담한다. 그 결과, 팀은 더욱 끈끈해진다.
물론 수직적 구조는 나쁘고, 수평적 구조는 좋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수직적 구조가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고위 관리자들은 변화를 곧 위협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그런 이들은 아랫사람들의 의견을 묵살하거나 변화의 흐름을 저지하려 노력할 것이다. 허나 이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생각이 곧 경쟁력이다. 하나의 팀으로서 우리는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상생과 협업의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 이제는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 분담이 필요한 때이다.
2-4. 소통
한 분야의 전문가는 자신 분야의 용어에 친숙하다. 내겐 너무나도 당연한 그 용어를 사용하며 상대에게 일목요연 내 의사를 전달한다. 그런데 상대 전문가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런 답답한 일이! 무엇이 문제일까?
앞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협업해야 한다. 자신의 업무를 상대에게 설명해야 할 때마다 쉬운 말로 풀이하고자 곱절의 시간이 소요되거나, 결국에는 제대로 그 뜻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따라서, 이젠 동료 전문가 분야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는 필수적이다. 기술자들은 비즈니스(경영, 인문, 사회 등)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하고, 그 역도 성립한다.
AMD 사장 겸 CEO인 Lisa Su 박사는 대표적인 엔지니어 경영자의 예시이다. 그녀는 MIT에서 전기공학 학사,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IBM에서 13년간 근무하며 여러 엔지니어링 및 비즈니스 리더십 직책을 역임했다. 그녀의 활약으로 AMD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주하던 CPU 시장에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제품 또는 솔루션에 포함되는 기술이 점차 다원화되고 그 심도가 깊어지면서, 이젠 제품 원리를 확실히 이해한 경영자가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Lisa Su의 경우에는 최고 경영자이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이해도를 요구받았지만, 일반적으로는 상대 분야의 용어를 아는 것만으로도 소통에는 지장이 없다. 용어를 모르더라도 물어보면 당장에 설명은 받을 수 있겠지만, 과연 해당 분야를 직접 정리하여 공부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공부는 오늘도 계속되어야 한다!
3. 대학과 기업: 교육의 방향성을 좌우하다.
지금은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애플사의 스마트폰 대중화는 현 인류의 생활을 180도 변화시켰다. 통신 기기라 하여 단순히 통신 방식의 변화에 국한되지 않고, 쇼핑, 오락, 문화생활까지, 말 그대로 전부 다 바꿔버렸다. 그 밖에도 Windows 운영체제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 컴퓨터 시장을 개척했고, 페이스북은 SNS, 쿠팡은 당일 배송 등 다양한 경쟁력 있는 사업 아이템과 아이디어들은 기업의 영향 아래에 있는 소비자들의 생활 양식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이로 인해 실무에서 요구하는 능력 또한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더욱더 많은 것을, 자세히, 그리고 빠르게 알아야 한다.하지만 대부분의 신입사원은 업무와 관련 없는 엉뚱한 것을 배워온다. 이에 회사는 교육에 매진한다. 교육 과정을 마치면 끝일까? 아니다. 적지 않은 수의 신입사원들은 다양한 이유로 얼마 못 가 사직서를 제출한다. 물론 그 빈자리는? 당연히 기존 인력들이 충당한다. 결국 교육이 필요한 신입사원 채용은 위험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이에 회사는 즉시 업무에 착수할 수 있는 경력직 을 우대했고, 사회 초년생들 사이에서 경력직만 뽑으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라는 푸념이 생겨났다.
이러한 양상 가운데 청년들은 기업의 인재상에 집중했다. 당장 사회에 진출해야 하는 20대 청년들에게 목표에 벗어난 불명확한 무언가에 눈을 돌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대학을 운영 하는 입장에선 입학자(소비자)들의 니즈(필요)를 고려할 수밖에! 문학, 역사, 철학을 비롯한 다양한 교양 증진과 학문의 근본을 파헤치던 큰 학교(大學)의 인재상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젠 대학에서부터 실무를 교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 학문, 연구가 합쳐진 산학연 은 이윽고 대학의 존재 의의를 대표하게 되었다. 기업의 인재상이 대학의 인재상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대학은 과연 가치가 있을까?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이루어지면서 K-MOOC, Coursera와 같은 무료 강의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고,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제공하는 최상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기회가 생기면서 일반 대학들의 강의 경쟁력은 비교할 수 없이 추락했다. 구글은 아예 'Grow with Google'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자신들의 회사가 추구하는 능력을 가르쳐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 회사에서는 이러한 능력이 필요하니, 함께 일하고자 한다면 배워오라는 뜻이다. 세계 각국 유명한 석학들과 소속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를 볼 수 있다면, 단순히 강의를 듣고 지식을 배우는 차원에서의 대학은 시간적-비용적 측면에서 과연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여기서 대학 무용론 을 주장하는 이들이 다수 발생한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무용론은 무기력한 허무주의일 뿐, 실제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대학은 상호 간 원활한 협력 관계를 쉽게 유지할 수 있는 이들이 모인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인생을 기나긴 경주로 비유할 때, 혼자 가는 사람은 빠르지만, 함께 가는 사람이 오래 간다고 말하지 않던가? 즉, 인생을 함께할 뛰어난 협력자와 조력자를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우리가 목표를 성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인적 자원의 풍부함도 한몫할 것이다. 즉, 대학이라는 공간은 학생들의 소통 및 협력 능력을 배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면서, 경쟁은 범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얕은 지식이나 요령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고, 남들이 가지지 못한 무언가, 즉, 차별화된 능력을 갖춰야 한다. 전문가들이 융합형 인재 를 강조하는 것도 결국 자신만의 색채를 가진 대체 불가한 인력이 되라는 뜻이다. 이제 청년들은 학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국에 집착하지 않고, 진짜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
4. Epilogue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끊임없이 공부하고 또 공부해온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앞으로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되라니?! 잔혹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수능을 위해 12년 준비하는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교육 제도의 폐해가 결국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게 만든 것으로 생각한다. 궁금한 것을 찾아 알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가 아닐까?
* 참고 문헌:
근무 방식에 대한 모베러웍스 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담긴 책,
모빌스 그룹의 「프리워커스」
물론 수직적 구조는 나쁘고, 수평적 구조는 좋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수직적 구조가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고위 관리자들은 변화를 곧 위협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그런 이들은 아랫사람들의 의견을 묵살하거나 변화의 흐름을 저지하려 노력할 것이다. 허나 이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생각이 곧 경쟁력이다. 하나의 팀으로서 우리는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상생과 협업의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 이제는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 분담이 필요한 때이다.
2-4. 소통
한 분야의 전문가는 자신 분야의 용어에 친숙하다. 내겐 너무나도 당연한 그 용어를 사용하며 상대에게 일목요연 내 의사를 전달한다. 그런데 상대 전문가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런 답답한 일이! 무엇이 문제일까?
앞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협업해야 한다. 자신의 업무를 상대에게 설명해야 할 때마다 쉬운 말로 풀이하고자 곱절의 시간이 소요되거나, 결국에는 제대로 그 뜻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따라서, 이젠 동료 전문가 분야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는 필수적이다. 기술자들은 비즈니스(경영, 인문, 사회 등)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하고, 그 역도 성립한다.
AMD 사장 겸 CEO인 Lisa Su 박사는 대표적인 엔지니어 경영자의 예시이다. 그녀는 MIT에서 전기공학 학사,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IBM에서 13년간 근무하며 여러 엔지니어링 및 비즈니스 리더십 직책을 역임했다. 그녀의 활약으로 AMD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주하던 CPU 시장에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제품 또는 솔루션에 포함되는 기술이 점차 다원화되고 그 심도가 깊어지면서, 이젠 제품 원리를 확실히 이해한 경영자가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Lisa Su의 경우에는 최고 경영자이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이해도를 요구받았지만, 일반적으로는 상대 분야의 용어를 아는 것만으로도 소통에는 지장이 없다. 용어를 모르더라도 물어보면 당장에 설명은 받을 수 있겠지만, 과연 해당 분야를 직접 정리하여 공부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공부는 오늘도 계속되어야 한다!
3. 대학과 기업: 교육의 방향성을 좌우하다.
지금은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애플사의 스마트폰 대중화는 현 인류의 생활을 180도 변화시켰다. 통신 기기라 하여 단순히 통신 방식의 변화에 국한되지 않고, 쇼핑, 오락, 문화생활까지, 말 그대로 전부 다 바꿔버렸다. 그 밖에도 Windows 운영체제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 컴퓨터 시장을 개척했고, 페이스북은 SNS, 쿠팡은 당일 배송 등 다양한 경쟁력 있는 사업 아이템과 아이디어들은 기업의 영향 아래에 있는 소비자들의 생활 양식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이로 인해 실무에서 요구하는 능력 또한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더욱더 많은 것을, 자세히, 그리고 빠르게 알아야 한다.하지만 대부분의 신입사원은 업무와 관련 없는 엉뚱한 것을 배워온다. 이에 회사는 교육에 매진한다. 교육 과정을 마치면 끝일까? 아니다. 적지 않은 수의 신입사원들은 다양한 이유로 얼마 못 가 사직서를 제출한다. 물론 그 빈자리는? 당연히 기존 인력들이 충당한다. 결국 교육이 필요한 신입사원 채용은 위험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이에 회사는 즉시 업무에 착수할 수 있는 경력직 을 우대했고, 사회 초년생들 사이에서 경력직만 뽑으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라는 푸념이 생겨났다.
이러한 양상 가운데 청년들은 기업의 인재상에 집중했다. 당장 사회에 진출해야 하는 20대 청년들에게 목표에 벗어난 불명확한 무언가에 눈을 돌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대학을 운영 하는 입장에선 입학자(소비자)들의 니즈(필요)를 고려할 수밖에! 문학, 역사, 철학을 비롯한 다양한 교양 증진과 학문의 근본을 파헤치던 큰 학교(大學)의 인재상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젠 대학에서부터 실무를 교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 학문, 연구가 합쳐진 산학연 은 이윽고 대학의 존재 의의를 대표하게 되었다. 기업의 인재상이 대학의 인재상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대학은 과연 가치가 있을까?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이루어지면서 K-MOOC, Coursera와 같은 무료 강의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고,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제공하는 최상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기회가 생기면서 일반 대학들의 강의 경쟁력은 비교할 수 없이 추락했다. 구글은 아예 'Grow with Google'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자신들의 회사가 추구하는 능력을 가르쳐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 회사에서는 이러한 능력이 필요하니, 함께 일하고자 한다면 배워오라는 뜻이다. 세계 각국 유명한 석학들과 소속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를 볼 수 있다면, 단순히 강의를 듣고 지식을 배우는 차원에서의 대학은 시간적-비용적 측면에서 과연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여기서 대학 무용론 을 주장하는 이들이 다수 발생한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무용론은 무기력한 허무주의일 뿐, 실제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대학은 상호 간 원활한 협력 관계를 쉽게 유지할 수 있는 이들이 모인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인생을 기나긴 경주로 비유할 때, 혼자 가는 사람은 빠르지만, 함께 가는 사람이 오래 간다고 말하지 않던가? 즉, 인생을 함께할 뛰어난 협력자와 조력자를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우리가 목표를 성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인적 자원의 풍부함도 한몫할 것이다. 즉, 대학이라는 공간은 학생들의 소통 및 협력 능력을 배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면서, 경쟁은 범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얕은 지식이나 요령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고, 남들이 가지지 못한 무언가, 즉, 차별화된 능력을 갖춰야 한다. 전문가들이 융합형 인재 를 강조하는 것도 결국 자신만의 색채를 가진 대체 불가한 인력이 되라는 뜻이다. 이제 청년들은 학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국에 집착하지 않고, 진짜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
4. Epilogue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끊임없이 공부하고 또 공부해온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앞으로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되라니?! 잔혹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수능을 위해 12년 준비하는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교육 제도의 폐해가 결국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게 만든 것으로 생각한다. 궁금한 것을 찾아 알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가 아닐까?
* 참고 문헌:
근무 방식에 대한 모베러웍스 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담긴 책,
모빌스 그룹의 「프리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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