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기 필기는 누구든 쉽게 통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기는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역시도 비전공자들의 지원 비율을 감안하면 전공자들에게는 결코 높은 수준은 아니라 생각한다. 물론 2025년 1회차 실기 시험은 합격률 약 15%의 역대 두 번째로 어려운 시험이었다. 하지만 계산기를 가진 개발자라면 누구나 쉽게 통과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틀린 20점 중 15점은 아마 간단한 용어 문제에서 틀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면 맞추고 모르면 틀려야 하는 이런 유형의 문제들을 확실히 일주일 준비로는 모든 이론을 커버하는 것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혹자는 강의를 결제하거나 학원에 등록하여 준비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나는 정처기를 준비하기 위해 돈을 쓰는게 아깝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돈을 아꼈다.
준비 방법
기본적인 이론 정리는 이전에 중고로 구매한 시나공 실기 책과 유튜브 등에 공개된 정처기 강의들을 활용했다. 이외에 헷갈리는 개념 ㅡ 제3정규화의 이행적 종속은 식별자 외의 컬럼에만 해당된다든지의 내용은 NCS 모듈이나 영문 wiki 등의 공개된 정보를 활용했다. 책을 공부할 때는 마크다운으로 개념을 함께 정리했다. 코드 해석 외에 네트워크, 스케줄링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름의 계산이 필요한 문제들이 있는데, 문제 풀이 경험이 있는 개념들은 문제를 풀 때 사용한 방법도 함께 정리했다.
SQL은 기본적인 수준에서 나올 것이라 생각해서, 스크립트를 작성해서 LLM이 생성한 문제를 반복 수행했다.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 답변에 의문이 들면 OneCompiler 활용해서 테스트로 검증했는데, 간단한 문제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정확도가 놀라서 깜짝 놀랐다. 비록 실제 시험에서는 정말 기본적인 내용만 나와서 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다른 분야에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는 기출문제를 계속 돌렸다. 기출에 실질적으로 투자한 기간은 4일 정도 되는 것 같다. 4일 치고는 푼 문제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뉴비티에는 기출 문제가 정확하게 복원되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실기 책의 기출문제와 공개 배포된 예상 기출문제 등을 구해서 풀었다.
코드 결과를 추적하는 문제는 주어진 자신만의 풀이 요령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컴퓨터는 프로그램 카운터(PC)를 기준으로 한 줄 또는 하나의 명령씩 실행하지만, 인간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방법이다. 그 대신 프로그램 전역의 상태를 자료구조 또는 코드 실행 구조를 중심으로 시각화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1회를 기준으로 출제 기조가 유지된다면, 지엽적인 개념 대신 해당 프로그램의 핵심 개념과 실행 흐름 추적 능력을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가령, Python에서 boolean 값은 파스칼 케이스로 출력된다든지의 사소한 부분보다는 Java의 this, super 등 객체지향적인 개념을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정보처리기사가 정상화되고 있다)
마치며
정처기 커뮤니티에서는 15%의 합격률, 역대급 난이도다, 이전 취득자와 구분해야 한다 등의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소양을 증명하는 자격증 정도지 이 자격증이 실무 역량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준비보다는, 이 과정을 통해 다양한 이론들을 접하고 지식을 확장하는 기회로 활용했으면 한다.
학부 시절의 공부는 시험을 위한 공부였기에 실제 코드에 잘 녹여내지 못했는데, 이번에 이론을 공부하면서는 실제로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고, 코드를 어떻게 구현하고, 프로젝트를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고민하면서 진짜 공부를 했다. 물론 내가 비교적 익숙했던 이론들을 복습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런 여유가 가능했겠지만, 가능하면 앞으로 다른 자격증을 취득할 때에도 진짜 공부를 지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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